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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풍경의 언어를 읽다

충남 생선국수 본문

충남 생선국수

gubo54 2022. 8. 1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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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옥천군 평산면 지전리는 경부고속도로 영동 IC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다.

마을은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안온하다.

제법 상점과 식당들이 늘어서 있어 여늬 시골 마을처럼 보이진 않는다.

좀 사는 동네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19세기 말 동학 혁명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역사의 흔적도 남아 있다.

상점 간판에는 고장을 빛낸 선조들의 략사가 소개돼 있어 눈길을 붙잡는다.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산들에다 길을 따라 식당과 주점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목격하자  

스쳐 지나고 말 것이 아니라 하루 정도 유숙하고싶다는 생각이 금세 든다.

 

 

  

 

 

 

 

 

 

 

이 마을이 속해 있는 충청북도 금강변 일대는 민물고기가 풍부해 예로부터

매운탕, 어죽, 생선국수 등이 유명했다.

지전리에도 1960년대부터 문을 연 선광식당을 비롯 금강식당, 청양식당 등

오래된 생선국수집들이 눈에 띈다.

 

 

 

 

 

 

생선국수는 메기, 빠가사리, 쏘가리 등을 넣어 끓인 매운탕 육수에 국수를 말아주는 음식인

어탕국수라고도 부른다.

밥과 수제비를 넣어 끓여 어죽이라고도 부른다. 단백질이 풍부한 보양식이다.

이곳에서 태어난 민족시인 정지용도 틀림없이 이 음식을 먹고 자랐을 것이다.

객지를 떠돌아다녔던 지용이 읊은 "차마 그곳이 꿈엔들 잊힐리야"에는

옥천의 풍경뿐 아니라 고향의 음식도 포함되었을 터이다.

다데기와 청양고추 양념을 첨가하면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줘 한결 맛이 더해진다.

이곳 사람들은 면을 떠 숟가락 위에 올려선 파스타 먹듯이

젓가락으로 뱅뱅 감아 먹는 데

지켜보노라니 재밌어서 따라하고 싶어진다.

국수가 뜨거우니 식혀서 먹으려는 것일 게다.

 

 

 

 

 

도리뱅뱅은 양념한 민물 잡어들을 방사형으로 배치해 구워낸 음식인데

프라이 팬에 뱅뱅 두른 모양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지 싶다.

지금은 잡어들을 구하기 어려워 강원도에서 빙어를 구해와 뱅뱅 두른다.

타지역도 마찬가지 사정이다.

이중섭이 즐겨 안주 삼았던 1950년대의 도리뱅뱅과는 차이를 보인다.

아무려면 어떠랴.

도리뱅뱅을 안주 삼아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성 막걸리로 목을 추긴 후

생선국수로 배를 채웠다. 

친구와 나는 흡족한 미소로 품평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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